Monday, July 23, 2007

柴田淳 - 月夜の雨

시바타 준의 다섯번째 앨범이 "월야의 비" 라는 타이틀로 발매가 되었다. 수입음반이 비싸다는 핑계로 그녀의 앨범을 사지 않고 들어왔었기에 너무나도 반가웠고 앨범의 발매를 알게 된 그 즉시 구입하여 이제 4일째 듣고있다.



가장 처음 사서 들었던 앨범이 넥스트의 4집이다. 5학년 때 집에 놀러오신 고모부의 용돈을 받아서 집 앞의 레코드점으로 가서 4집 테잎을 구입했다. "영혼기병 라젠카" 라는 만화에 흠뻑 빠져지내던 때였다. 아버지의 AIWA 미니카셋트플레이어로 매일매달 1년이 되도록 질리지도 않고 들었다. 락이 무엇인지, 밴드가 무엇인지 OST가 무엇인지는 관심이 없었지만 그 테잎을 듣고있노라면 라젠카라는 만화를 휩싸고 도는 비장감과 웅장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 후로 수많은 앨범을 사서 들었지만 각각의 곡이 짜임새 있게 만들어져 있고 일관된 흐름을 가진 앨범을 듣긴 힘들었다. 나 스스로도 음악을 듣는데 있어 어떤 매너리즘에 빠져있어 노래를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가 매우 힘들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시비타 준의 이번 앨범은 내게 매우 각별하게 다가온다. '이전의 앨범들에서 즐겨써오던 음계를 살짝 꼬아놓았네' 라든지 '새로운 장르로 접근한 시도가 많이 보인다'든지 하는 겉보기적인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앨범 그자체로 편안하게 들으며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곡을 말 그대로 "찍어내는" 시대에 수많은 가수들이 수많은 앨범을 쏟아내놓고 들어야 할 다른 앨범들도 머릿 속에 수북히 쌓여 있지만 이렇게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앨범이 생겼다는 사실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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